소년이 눈을 떴을땐 주위는 온통 캄캄했고 오로지 눈 앞에 누런 흙길이 하나 보일 뿐이었다.
소년은 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소년이 한발 한발 발을 뗄 때 마다 건조한 흙먼지가 날리고 멀리 어둠 한켠에서는 진한 이끼 냄새 같은 냄새가 조용한 바람을 타고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소년은 그 어둠속의 길을 걸으며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볼 생각도 못했으며 하물며 자신의 손이나 발 조차도 볼 생각도 못한 채 그 길만을 따라 한발 한발 나아갔다.
소년이 걷기 시작한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흘렀을까....
일분, 한시간 하루 한달 일년 일생.....
그리고 일생... 그다음 일생.......
......
그것은 아주 잠깐동안 일어난 일이었다.
소년이 자신의 손에 무언가가 날라와 앉은걸 느낀것은....
나비였다...
언제 나라왔는지 모를 노란 레몬빛의 나비 한마리가 어느새 소년의 손등에 살짝 앉아 날개를 조용히 흔들고 있었다...
소년은 그때 처음으로 검게 뗏국물로 얼룩진 자신의 손을 처음 보았다...
손을 보던 소년의 눈에선 눈물이 흘렸다...
너무 서러워서 왠지 모를 슬픔이 가슴속에 북받쳐 올라 걷던 길을 멈추고 그 길에 주저 앉아 펑펑 울었다...
.........
그 주저앉은 소년의 들썩이는 어께위에는 나비 한마리가 조용히 날개를 흔들며 미세한 온기만을 전해주고 있었다.
editing-2007/06/20 02:41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