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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2. 9.

꿈 그리고 20대

오늘은 오랜만에 일찍 자려고 눈을 감았다.

직장을 관둔지도 1달... 

내 생활은 매우 블규칙적이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은 길어져 뭔가 정돈이 필요했던것도 있었던것 같다.
오랜만에 팩을하고 정성들여 세안을 하고 스킨, 로션, 수분크림을 차례대로 바르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정도면 내 불규칙한 일상에 약간의 정돈을 가져오기에 충분해 보였다. 짧은시간 그 꿈을 꾸기 전 까지는...
꿈에서는 20대의 어느 쯔음 나와 가끔 술을 마시고 잠자리를 하던 어떤 여자가 있었다. 내 옆에 벗은 그녀에게선 익숙하고 부드러운 살결과 가슴을 느껴졌고 늘 그랬듯이 우린 섹스를 했다. 얼마 가지 않아 절정이 느껴졌고 나는 그 현실같던 꿈에서 깨도 말았다.
꿈을 깨서 시계를 바라보니 12시 20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난 그동안 잊고 있던 20대의 내 모습과 괴리감을 한동안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내가 만났던 얼마 되지 않는 모든 여자들을 떠올렸지만 그녀는 없었다.
몇번을 자려고 노력해봤지만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아 이 글을 쓰고 있다. 

잠깐의 꿈에 지금까지 만났던 여자들을 다시 회상해 보았고 그 때의 내모습을 생각해봤다.
술에 취해 클럽에서 처음본 여자와 키스를 하고 그냥 널보니 하고 싶어서 했다며 쿨한척 했던 내모습.
갈아입을 옷도 안챙기고 무작정 바다로 놀러가 물놀이를 하다 젖은 몸으로 택시를 타고 목욕탕으로 가 목욕과 빨래를 하고 나와 음료수를 마시며 즐겁게 웃던 무모하고 걱정 없던 모습.
나에게 기대를 했던 대학교 강사 선생님이 나의 결과물을 보고 실망감을 표현 하자 당신의 작업은 내 작업보다 쓰래기라며 거침없이 대들던 남을 생각할 줄 모르던 모습.
아이디어 하나를 가지고 무조건 잘 할수 있을거라며 내가 모아두었던 돈에 아버지께 빌린 돈을 포함해 3500만원을 우습게 날려버렸던 나의 사업 경험.
그  때 친했던 몇명은 이런 저런 이유로 연락할 수 없는 사이가 되고 떠났지만 아직도 내 주변에 있는 친구들은 나의 미숙했던 20대를 같이 보낸 친구들이다.
오늘 꿈을 꾸며 그때로 돌아갈수 있을것 같다는,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조금은 했었다. 

하지만 문득 다시 지금까지 내가 그 순간 순간 해오고 느꼈던 소중한 경험들이고 그정도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이 글은 20대의 내 모습에 보내는 이별편지이다. 

그 때 할 수 있었던 그 때의 방식으로 행복한 기억들을 만들었으니 이제는 지금의 방식으로 지금의 상황들 안에서 다시 행복한 기억들을 체워가며 살아야겠다.

2013. 1. 12.

다툰 후....

그녀와 다툰후...

칼날같은 그녀의 말은 미처 알아채기도 전에, 어떻게 손 쓸 틈도 없이 내 심장 가장 깊숙한곳에 꽂혀 몸 전체에 퍼지고 있었다.

어제까지도 그렇저렇 살만했었던 내 삶은 그 말 한마디에 너무나 초라하고 가치가 없어진 것이 되어버려서 마치 산채로 관속에 누워있는듯한 느낌이다.

차라리 죽었더라면 고통조차 느끼지 못했을텐데...

나의 길었던 노력들은 텅 비워져 버리고 나는 죄인이 되어버린채 이렇게 관속에 누워있다.

눈을 감는다 죽음이 찾아와 주기를...

눈을 떠본다 다시금 행복한 시절이 오기를...

다시 눈을 감는다 미련에 눈물이 흐른다...

다시 눈을 떠본다 그래도 소중한 그녀이기에...


2012. 7. 10.

살기로 한 순간 난 울었다.

기억나니?

그 순간...

너가 이세상에 나와서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던 순간 말이야

기억은 못하지만 알고는 있을꺼야

어쩌면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을지도 모르지

문득 문득 떠오르던 닿을곳 없는 그리움들

언제부턴가 늘 있었던 것처럼 내 몸을 구석구석 따듯히 감싸주던

부드러운 양수속을 나와 느껴지던 까끌까끌하던 공기

난 그걸 받아들 수 없어서 숨을 꼭 참고있었지

어쩌면 너무 쉽게 맞닿들였던 현실이기에

다시금 그 포근함 속으로 이내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을 지도

어쩌면 그렇게 버틸 수 있었을지 몰라

그렇게 버틸 수 없었을지 몰라

난 울었다.




 2012/07/10 12:24

2012. 3. 2.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널 아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널 사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널 위해 기도한다.

하지만 너는 어떤가... 넌 나를 아끼는가? 나를 사랑하는가? 나를 위해 기도하는가?

난 이렇게 의심많은 패배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넌 날 아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넌 날 사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넌 날 위해 기도한다.

넌 이렇게 너그러운 선구자구나.

editing-2012/03/02 10:55

2011. 12. 24.

사랑 하는 사람 에 게

사랑 하는 사람 에 게
나 이렇게 너에게 편지를 쓴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스물 막바지에 너에게 이렇게 편지를 쓴다.
언젠간 써야할 편지였고 너는 내 곁에 없지만....
언젠간 니가 읽게 될 편지를 그리움 한가득 안고 쓴다....
너는 내가 사랑 하는 사람 이다.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
보다 더 소중 한 너 라는 의미이다.
널 위해서 지금도 난 조금,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한다.
너에게 혹시라도 상처 될 말을 덜 하기 위해...
너에게 잠깐이라도 더 웃음을 짓게 만드는 내가 되기 위해...
우리 서로 가슴 벅찬 행복만을 나누기 위해....
아직. 아직. 아직 부족해서 아직 니가 내 옆에 없는것일 거다.
내가 조금씩 조금씩 조금씩 아주 조금씩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되어
너에게 한없이 아름다운 세상을 안겨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그땐 나 지금 처럼 힘들진 않겠지....
내가 갖고 있는 꿈이 너에게 날개를 달아주어 별빛속에서 같이 살고 싶다.
그래서 아직도 난 아직도 어린 마음을 안고 사나 보다..
세상속의 아름다움 보단 그 너머에 있는 아름다움을 너와 함께 하고 싶어서...
세상이라는 딱딱한 껍질 속에 갇혀있는 내 모습이 아닌 그 안의 내 모습을 너와 함께 하고 싶어서...
기다림은 아름다운거라고 하던데...
난 조급하기만 하는구나...
그렇지만 나는 나를 믿고, 너를 믿는다.
아직 내가 많이 부족해 너무도 부족해 언제쯤 널 볼 수 있을까...
세상 가장 환한 웃음과 따듯한 손으로 너의 손을 붙잡을 날이...
그 날이...
그날이......
그 날이

editing-2008/08/13 01:04

꿈...

난 꿈을 꾼다....
아주 쉽게 깨질수 있는 꿈....
이내 사라져 버리고 마는....
예술은 현실 넘어 은유와 비유에 있다고들 하지만 난 그것들이 내 삶과 합쳐지길 원한다.
꿈은 예술이고 예술은 꿈이다. 삶은 꿈과 합쳐지길 원하고 예술 또한 삶과 합쳐지길 원한다.
하지만 원한다는것... 그건 될 수 없는것이라 여기는것에 대한 바램이다.
뭔가를 간절히 바라지만 하고 싶지만 무언가 다른 연유로 할 수 없는것에 대한 미련...
음악은 공간과 흘러가버리고 사랑은 추억과 함께 잊혀진다.
산다는건 자격지심이고 죽지 못한다는것은 꿈이 있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가치있다고 규정하고 하루하루 흘러가는 세월들 속에 그것을 찾으려고 아둥바둥 살다가 한평생 다 살고 눈을 감는 순간에...
다시금 어린시절로 돌아가 다시한번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내 머릿속 자격지심의 평가로가 아닌 내 가슴속 영혼의 평가로서 말이다...
막연히 쫒지 않을 꿈이란 것을 만들어 놓고 늘 그리워하고 후회만 하다가 눈을 감지 않기를....
세상을 나의 장래와 미래와 남들을 위해서가 아닌 내 가슴을 위해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editing-2007/11/18 11:14

2011. 9. 28.

세상안에서

복잡 다난한 거미줄 같은 이곳을 빠져나가면

그 밖엔 뭐가 있을까요

텁텁한 먼지들이 콧구멍과 귓구멍과 눈알에 가득 끼어서 콜록콜록 대기만 해요

입을 벌리면 먼지가 한웅큼 까칠하게 혀위로 지나가서 침이 바짝 말라요

답답하고 어두운 구멍에 온몸이 꽉죄어져 숨이 막히지만 저 멀리 겹겹이 거미줄 사이로 회색 빛이 보이는것 같기도 해요

이젠 내가 난지 알 수 없어요

예전의 난 심해와 같고 파란 하늘의 바람과 같았었는데 긴 꿈을 꾸고 일어나보니 이런곳에 갇혀있어요

이젠 하루하루 그냥 시간을 보내요

하지만 아직 눈물이 나는걸 보니 포기하진 않은듯해요

다시 온몸이 산산히 흩어져서 바람과 함께 날고 심해와 같은 차가움으로 가득 체울 그런 날이 오겠죠...

내 심장에 먼지가 가득차서 뛰기 힘들어지면 그땐 그렇게 될꺼라 믿어요

editing-2007/10/20 01:14


2011. 9. 27.

나비

소년은 아무것도 몰랐다... 자신의 이름조차도...

소년이 눈을 떴을땐 주위는 온통 캄캄했고 오로지 눈 앞에 누런 흙길이 하나 보일 뿐이었다.

소년은 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소년이 한발 한발 발을 뗄 때 마다 건조한 흙먼지가 날리고 멀리 어둠 한켠에서는 진한 이끼 냄새 같은 냄새가 조용한 바람을 타고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소년은 그 어둠속의 길을 걸으며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볼 생각도 못했으며 하물며 자신의 손이나 발 조차도 볼 생각도 못한 채 그 길만을 따라 한발 한발 나아갔다.

소년이 걷기 시작한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흘렀을까....

일분, 한시간 하루 한달 일년 일생.....

그리고 일생... 그다음  일생.......

......

그것은 아주 잠깐동안 일어난 일이었다.

소년이 자신의 손에 무언가가 날라와 앉은걸 느낀것은....

나비였다...

언제 나라왔는지 모를 노란 레몬빛의 나비 한마리가 어느새 소년의 손등에 살짝 앉아 날개를 조용히 흔들고 있었다...

소년은 그때 처음으로 검게 뗏국물로 얼룩진 자신의 손을 처음 보았다...

손을 보던 소년의 눈에선 눈물이 흘렸다...

너무 서러워서 왠지 모를 슬픔이 가슴속에 북받쳐 올라 걷던 길을 멈추고 그 길에 주저 앉아 펑펑 울었다...

.........

그 주저앉은 소년의 들썩이는 어께위에는 나비 한마리가 조용히 날개를 흔들며 미세한 온기만을 전해주고 있었다.


editing-2007/06/20 02:41

2011. 9. 11.

이야기

그 이야기가 어디서 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모른다...

마치 피아노 연주곡인'Yuhki Kuramoto'의 'Late summer'의 아득히 먼곳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처럼 그것은 시작 되었다.

그때 난 몇몇의 여자아이들과 몇몇의 남자친구들과 같이 모여 개울가에서 물놀이를 하고있었다.

생각해보면 그것은 영화의 회상씬처럼 목소리는 웅웅 울리고 장면은 슬로우모션처럼 느리게 돌아가서 난 조금은 멍한 기분으로 그것들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주위의 몇몇 사람들은 우리의 노는 모습을 보고 있었고 우린 그 사람들의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고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사람들인 양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있었다.

마치 연인들이 사랑을 나누듯...

거기있는 모든 사람이 그날 처음 만난 사람들이었지만 그런건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그리곤 시간은 스캣처럼 흘러간듯하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겠지....

시간들이 흘러가다 일상에서 잠시 멈추고 난 운동장 옆을 지나고 있었다. 마치 동대문 운동장처럼 큰 운동장이다.

그 때 야구부 주장이 나를 가로막더니 도전장을 내밀었다...

도전장은 알아보기 힘든 글씨로 쓰여있었는데 도저히 열심히 읽어볼만한것도 아니라 난 그냥 지나쳤다.

그 후로 야구부 주장은 날 끈질기게 쫒아다녔다.

운동장 안에 들어서자 관중석 스텐드 앞자리에 매력있게 생긴 일본인 한명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가까이 다가서자 그 일본인은 아주 능숙한 한국말로 지금까지 내가 사귀었던 여자들에 대해 모두 취재를 하였고 그들에게 서로의 존재를 알렸다는 말을 비웃듯 내게 하였다.

마치 이제 너는 끝이라는듯이 지적인 미소를 띄고 말이다....

난 그 이야기를 들으며 자유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고 그처럼 아름다운 일본인이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니 내 마음 또한 그녀에게 끌릴수밖에 없다고 얘기를 하였다.

그녀는 빠르게 긍정적인 태도로 변해갔고 다음에 만날것을 약속한 후 헤어졌다.

다시 스캣같은 시간을 타고 느릿느릿 공원을 지나치고 있었다.

그러다 공원 입구에서 세발 자전거를 타고 언덕길을 넘어 반갑게 나에게 열심히 페달을 밟는 여자친구가 보였고 바로 그 뒤로 나를 향해 지독히 달려오는 또다른 전여자친구가 보였다.

여자친구의 자전거는 지극히 평범한 세발 자전거였고 그 바로뒤를 쫒는 전여자친구의 자전거는 자유를 외치며 자신이 남자인양 행동하는 히피와 페미니스트를 섞어놓은 듯한 이의 소유물같이 보이는 괴상 망측한 자전거였다.

둘은 언덕길의 가속력으로 인해 나를 지나쳐 곧게 뻗어있는 도로를 따라 멀리 보이는 공원으로 빠르게 사라져갔고 난 느릿한 걸음으로 한걸음씩 발을 떼어 그쪽으로 무심히 걸었다.

온갖 풀로 뒤덮힌 좁은 공원계단을 따라 내려가 온통 습기로 가득한 공원을 조금 지난 한 귀퉁이에서는 내가 아는 사람들과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회의를 하고있었다.

그들은 내가 지금까지 사귀었던 여자들에 대해서 회의를 하고있었는데 어느덧 그 회의는 논쟁으로 변해있었다.

그 논쟁하는 사람들 사이로 어느세 나타난 여자친구가 자살하겠다며 뛰어가는 모습이 보였고 그 중 한 사람이 순수를 외치며 습기를 가득 머금은 풀냄새 나는 풀을 한웅큼 바닥에서 뽑아들고는 부끄러웠는지 젖은흙이 가득 붙어있는 그 풀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그녀를 말리겠며 뒤쫒고 있었다.

나 또한 그 모습을 보며 자연으로 돌아가야겠다는 결심이 갑작스럽게 들어 길게 늘어진 풀을 한웅큼 뜯어 머리에 한손으로 꼭 눌러쓰고는 그 둘뒤를 열심히 쫒아갔다.

온통 습기로 가득한 공원을 질퍽한 걸음으로 빠르게 가르며 뛰어간 곳에는 어떤 낡은 초등학교 건물이있었고 그 건물 3층에는 막 뛰어내릴려고 하는 내 여자친구가 보였다.

그 때 어디선가 전여자친구가 나타나 그녀를 부추기며 내가 나쁜놈이라는 것을 열심히 내 여자친구에게 설득하며 세무원처럼 뛰어내릴 것을 독촉했다.

여자친구가 슬픔으로 정신없이 온몸에 풀을 휘감고 뛰어내리려는 순간 나를 뒤따라오고 있던 야구부 주장이 그녀가 떨어지는 그 지점까지 달려와 그녀를 받아서 살려내곤 마구 그녀에게 얻어맞았다.

서서 그것을 바라보고 있던 난 긴장의 풀어짐과 함께 머리에 눌러쓴 풀냄새가 지독히 자극적으로 느껴져 머리위에 풀을 얹은 그 모습 그대로 천천히 옆으로 쓰러져갔다...


개구리는 개굴 개굴

옜날에 생각이 꽉 막힌 생각과 자유로운 생각을 가지고 있는 개구리와 그냥 보통 개구리가 우물안에 살고 있엇다.

생각이 꽉 막힌 개구리는 언제나 자유로운 생각을 가지고 있는 개구리를 보며 넌 삶에 기준이 없다느니 인생에서 중요한것도 모른체 살아간다느니 늘 그를 보며 화를 냈다.

생각이 너무 자유로운 개구리는 꽉막힌 개구리를 보며 넌 항상 모든 사물에 있어서 단편적으로밖에 보지 못한다느니 이 세상에는 니가 생각하는 것들 보다 중요한것이 무궁무진하게 많다느니 말하며 그를 비웃었다.

그냥 보통개구리는 그 둘을 바라보며 왜 다른 개구리와 어울리지 못하고 그토록 자기안에만 틀어박혀 사냐며 좀 다른 개구리들과 어울릴 줄도 알고 다른 개구리를 위해서 무언가를 해볼 줄도 알아야 하지 않겠냐고 하며 냉소적으로 그 둘을 바라보았다.

그 세 개구리는 늘 그렇게 언성을 높혔지만 항상 누가 옳은지 판가름이 나질 않았다.

그러다 지나가던 한 할아버지가 그들을 보곤 이렇게 말했다.

너네 셋 다 맞으니 서로 인정해주면 될것이 아니냐고

하지만 그 세 개구리에겐 서로를 인정하는것이 자신의 생각을 버리는것만큼 힘이 들었다.

그래서 늘 개구리는 개굴개굴 개굴개굴...

지나가던 아가씨는 개구리 우는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고 짜증을 내고

지나가던 농부는 개구리가 우니 이제 여름이 다 왔다며 헐헐 웃고

지나가던 아이는 날이 밝으면 친구들과 개구리나 잡아먹어야 겠다며 입맛을 다시며 뛰어간다....

editing-2006/06/22 22:28

2011. 9. 4.

탑골공원

아마 종로의 어디 공원쯤이었을것이다.
가을인데도 불구하고 태양은 마치 아직도 여름인양 감당하기 힘든 직사광선을 내리쬐고 있었다.
어디든 가서 1시간 반이라는 시간을 때워야 했던 나는 주머니에 돈도 없던 나는 당연히 근처 공원으로 발길을 옮길 수 밖에 없었다.
수많은 인생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누런 노인들의 인생들 속에 생기넘치는 나의 모습은 그들에게 부러움, 혹은 과거의 자신의 가장 영광스러운 모습을 추억할꺼리가 충분히 되었으리라.
난 썬글라스를 끼고 관중들을 보듯 여유롭게 쉴곳을 둘러보며 한동안 걸어다녔지만 그 많은 나이든 영혼들은 인생의 계급장 순서대로 그늘에, 심지어는 시간이 지나면 옮겨질 그늘 마저도 미리 차지하고 있었다.
공원을 돌아 다소 헤메던 나의 걸음은 점차 거만에서 짜증으로 변해갔으며 공원의 노인들의 존재는 나의 더위가 더해 질수록 나를 부러워하는 관객에서 성가신 존재들로 변해갔다.
그렇게 한 십이십 분을 걸었을까 콧잔등의 땀으로 썬글라스가 조금씩 미끄러져 내려갈 때 쯤 저기 장기를 두는 할배들 옆의 벤치 가운데 한 할머니가 헐렁한 몸빼 바지를 추켜 올리며 일어나는 모습이 보였다.
주위에 자리에 앉으려고 설렁설렁 걸어오는 노인네들이 보였지만 어찌 쌩쌩한 스무살 중반의 나와 비교할 수 있을까?
당연히 나는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3명정도가 적당한 벤치에 양쪽에 노인네들 2명씩을 끼고 앉아있으려니 이거 참 어색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무릎에 올려놓은 가방에서 이어폰을 꺼내 핸 드폰에 꽃은 후 시계를 보니 아직까지도 약속시간은 1시간 조금 넘게 남아있었다.
오른쪽에 있는 노인네의 마른 부채질과 왼쪽 두번째의 자꾸만 발가락 양말 사이로 손가락을 집어넣고 까닥이는 노인네가 신경 쓰이긴 했지만 딱히 시간 때울곳이 없던 나는 노래에 집중하려고 볼륨을 올렸다.
그때였다.
이건 뭐 정말 영화에서 보듯 바로 내 앞에서 장기를 두던 한 노인네가 슬로우모션처럼 갑자기 눈을 치켜뜨고 온몸이 마비가 된 듯 팔을 앞으로 덜덜 떨며 내쪽으로 쓰러지는게 아닌가.
급박해진 난 순간 벤치 위로 쭈구 린 자세로 올라섯고 노인은 내 다리 사이의 벤치에 머리를 부딪힌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아이 썅.... 그때 그말을 입밖으로 내뱉었는지 그냥 생각만 했었는진 모르겠지만 그랬었다.
그 노인의 치켜올린 눈빛이 꼭 나를 보는것 같았고 부들부들 떠는 몸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듯 했었다.
혹시 길을 가다 차에 치인 개나 고양이를 본적이 있는가? 한없이 몸부림 치며 삶과 죽음을 깜빡거리는 형광등 불빛 처럼 왔다갔다 하는....
그 모든 과정이 정말 너무도 생생히 너무도 천천히 지나가고
다행히 그 뒤 "영감" 하고 외치며 뛰어오는 어떤 할매의 소리에 그 시간의 흐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 할매는... 그 노인네를 붙잡고 몇번 흔들더니 이내 내 바지를 붙잡고 찡그린 표정을 지으며(얼굴은 우는 표정이었는데 눈물은 전혀 나오지 않았던것 같다.) 나에게 애원했다.
"총각 이를 어쩐디요~ 우리 할배 병원까지 좀 업어주소~"
"미안 함니데이... 제발 우리 할배좀 도와주소...."
"어찌된 일임니껴... 총각이 다 보지 않았슴니껴..."
"말좀 해보이소"
"영감"
"영감... 정신좀 차려보소...."
"총각...."
"총각.."
"총각."
"총각!!!!!!!!!"
그때 난 아마 벤치 뒤로 올라서서 할머니의 까끌까끌한 손을 뿌리치고 진달래인지 뭔지 이상하게 심겨진 낮은 나무덤불들을 헤치며 뛰고 있었다.
할머니가 다리를 끝까지 잡았는지 나무에 발이 걸린건지 그 상황을 벗어나는덴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것 같다.
달렸다... 계속 달려 공원을 벗어나고 떡볶이 파는 아저씨를 지나치고 아가씨와 부딪히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마치 꿈같은 시간들 동안 달리고 내가 도착한곳은 시청 잔디밭길 구석이었던것 같다.
아직도 그 느낌이 생생하다.
나를 붙잡던 그 까슬까슬한 손 그 까슬까슬한 작은 나무 줄기들...(설마 그 할머니 손은 아니었겠지?)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땐 그냥 그런 생각이었던것 같다.
장기두던 할배가 넘어질 때 떨어지던 모자 사이로 보이던 비듬낀 머리가 좀 더러워 보였으며 내 다리 사이에 놓인채 부들부들 떠는 이름 모를 할배의 모습이 내가 뭔가 잘못한것처럼 느껴져 불쾌했고, 멀리서 뛰어오던 할매가 하필 내 자리에 앉았던 할매라는걸 그 순간 내가 알아 버렸다는것.
그 모든것들이 합쳐져 순식간에 나와 주변의 벽을 허물었으며 마치 갑자기 그런 상황이 나와 관련 된 일처럼 느껴지는 그걸 난 도저히 견딜수가 없었던것 같다.
아까까지만 해도 내 인생과 그들의 인생은 별개였는데...
몰아쉬는 숨 사이로 내 다리를 붙잡았던 그 할머니의 손의 느낌은 아직도 내 다리를 잡고있는듯 떨쳐지지 않았고 나무 덤불인지 그 할머니가 끝까지 메달린지 모를 그 느낌 하나 하나가 닿았던 내 다리에 남아있는듯 해서 몇번이고 털며 몸서리 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다행히 그걸 벗어난건 몇번을 울렸는지 모를 친구의 고마운 전화밸 소리였다.
"야 뭐야 너 전화를 왜이렇게 안 받아~!!"
"너 어디야"
"야"
"야!! 왜 말을 안해~"
"야~ 야 진영아!! 야~ 여보세요??"
그 때.
파란 하늘, 누르스름하고 찐득한 해가 내 눈앞 을 지나가고 멀리 아빠손을 잡은 아이와 눈이 마주쳤으며 노란색 중앙선, 점점히 박혀있는 흰색 실선 그리고 새까맣고 거칠은 콘크리트 바닥, 쾈 몸을 짓누르는 무게, 빠앙... 크락션소리와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소리, 고무타는 냄새.... 고막 안쪽에서 계속해서 들리는 일정한 톤의 신경쓰이는 소리.
'삐이~~~~~~'.
그리고 난.
지금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죽음 이후에서 이 글을 쓴다.
처음엔 계속해서 반복되는 고장난 비디오 같은 내 상황이 괴로웠지만(그 장면은 여전히 내가 공원에 가고 차에 치일때 까지를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이제는 몇번을 반복되었을 모를 그것이 익숙해지기도 하고 내 생각을 알리기도 해야 해서 굳이 이 글을 쓴다.
난 왜 그 어린 나이에 태어난 이유를 뒤로 한 채 이렇게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것일까?
왜 그 죽어가던 할아버지는 그런 허무한 죽음을 맞이해야 했으며 할머니 역시 끊임없이 감내하며 살아온 인생의 수고에 대한 보답도 없이 감당할 수 없는 괴로움을 또 다시 맞아야만 했을까...
다시금 나를 보던 눈물조차 말라버린 음푹 패어지고 굳게 찡그린 할매의 그 표정이 떠오른다...
그것을 지켜보던 다른 노인들에겐 익숙한 일들이었을까?
그들도 언젠간 그렇게 되리라는걸 알고 그냥 그렇게 기다리고 있 던 것일까?
그 후로 만나기로 했던 친구, 부모님, 그 공원의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내 죽음이 그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었을까?
언제까지 계속되는 이 장면들 안에서 내가 무었을 찾아야 벗어날 수 있는것일까...
이 글을 보는 누군가 알고 있다면 답글 달아주길 원해...
내가 이 의미없는 반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그리고 너가 그러지 않는다면 나와 똑같은 일을 겪게 될꺼라는걸 이미 너의 영혼 깊은곳에서 조금이나마 느끼고 있다는걸 나는 알아.

2011. 8. 27.

빨간손

전화를 받은 뒤 가는 길은 왠일인지 계속 졸음이 왔다

전철을 기다리려고 자리에 앉아있는데 졸음이 쏟아졌다... 그러다

천안행 열차가 들어온다는 소리에 누군가에게 등떠밀린듯 출입문 안으로 미끌어져갔다.

지하철 안에서 문득 정신을 차리니 길음역에 도착했다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급히 몸을 일으켜 출입문을 나와 숨을 내쉰 뒤 성큼 성큼 개찰구를 지나 예전 기억을 더듬어 시장에 있는 꽃집을 찾아갔다.

시장 복잡한 구석의 복잡한 잎파리들로 얼룩진 꽃집을 발견하곤 빨간 꽃을 하나 골라 잘 포장해달라고 말한 뒤 건너받은 꽃잎은 온통 빨강으로 얼룩져있었다...

오천원인지 오원인지 오백원인지 오만원.....얼룩진 돈을 건네고 한손으로 화분을 감싸 안고 버스를 기다릴 수록 화분을 감싸안은 내 손도 빨갛게 물들어 가고 있다...

버스 번호가 번호가...2111...2112...21....2.........기사 아저씨 얼굴이 스쳐지나가며 삑 소리를 낸다..

다시 삑하고 내려서는 갑자기 헤어졌던 그 애가 보였다.

웃으며 인사한뒤 괜히 끝없이 농담도 하고 볼도 꼬집어 가며 쉴새없이 얘기를 했다... 그러다 잠깐이라도 숨을 고르려고 하면 갤러리가 온통 정적으로 무너지려고해서 이야기를 멈출수가 없었다...

그렇게 팔백 오십 육분을 웃고 떠들다 바쁘다며 떠나는 인사뒤로 비친 거울에 손을 흔드는 홍당무가 보였다.

깜짝놀라 다시 보니 홍당무는 나와 같은 차림이었다.

이런 홍당무라니...홍당무는 너무 흔해서 되고싶지 않았는데...

당황스런 마음에 흔들던 손을 내려 보니 빨간손 뒤로 세상이 빨갛게 얼룩져가고

빨간 세상 너머 희미한 소리로

'천안.... 천........있으니 바랍니다'

라는 안내문구가 에드벌룬처럼 떠오르고 있었다.

editing-2007/06/10 17:24

셰익스피어 인 러브

사랑은

사랑은 한번의 들숨에서 시작되며 다시 한번의 날숨으로서 끝이난다.

한 순간 모든 것들을 담을 수 있는 신이 내린 시와 같은 그 순간에 내 모든것을 담았나니...

내 존재가 시작되었고 마침내 끝이 났도다.

어제의 아침은 오늘의 아침과 다르고 세상의 짧은 밤은 끝났다.

내 손목에 남겨진 따듯한 온기가 가시기전 내 삶을 끝낼 것이니.

그리하지 않으면 내 죽음의 핏방울들이 차갑게 응고되어 내 영혼은 흙과 함께 땅에 갇혀지리 라.

이리하여 난 오늘 내 이름을 새로 지엇으며 내일 세상에 그 이름을 지울것 이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그 이름은 오직 그 사람만이 아는 이름이며

오로지 그 사람만이 부를 때 다시금 시작 되고 끝이 나리.

안녕 내 사랑.
goodbye my love

천번이나 안녕.
thousand times good bye.



2011. 8. 26.

우리의 소원은... 나의 소원은...

어쿠우욱 퉤~

푹 숙인 고개 아래로 황록색 가래가 엉기여 시야에서 점점 멀어진다...

새카만 한강물에 떨어지기 까진 2초 3초...

내 삶의 마지막 순간도 2초 3초...

어제 저녁 아내가 천장에 메달려 흔들리던 모습도 2초 3초...

(띠릭띠릭) 문자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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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나 오늘도 못
들어갈꺼 같아 일
이 생겼거든 아무
튼 다음 주말에 뵈
요
3/8 5:03 pm
아들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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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인

어제 저녁에는 아내와 밥상을 앞에 두고 티비를 보고있었다. 티비에선 드디어 남북통일이 되었다며 이산가족들이 엉엉 울고 있는 모습을 비춰주었다. 이산가족들도 울고 엥커도 울고 아나운서도 울고 나도 울었다. 아마 내 아내도 울었을 것이다.

그러다 어떻게 내 아내가 거기에 그렇게 메달리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마치 꿈을꾼것 같다... 꿈인가...

꿈 치고는 아내의 죽음이... 주륵 흘려져 내린 내장의 찌꺼기 냄새가 너무나 생생히 내 코 점막에 남아있다.

후욱.... 숨을 가득 들이셨다가 내쉰다...

하얀 수증기가 서울 건물들 불빛 사이로 뿌옇게 생겨나다 사라져 간다.

난간을 밟고 있는 다리는 추워서인지 힘이 없어서인지 두려워서인지 부들부들 떨리고 한강 물도 부들부들 떨린다.

힘없이 떨군 내 얼굴 아래로 검은 강물이 흐르고 내 눈물이 거기에 더해져간다...

눈물 2방울 3방울....

그리곤 이내 바람과 함께 흘러가는 시간 2초 3초...

editing-2007/03/02 18:29

그리운 너 (mosquito)

위잉~ 넌
내 귓가에서 그렇게 속삭이고 있었다.


그러나 의식이  미치기전
                        내 오른손은
                                                   귓가를 후리치고
위~잉



           총성의 메아리가 귓전을 맴돌며....


내곁을
          떠나던
                                                                    너의 모습이



 떨
    어
       지
              는


                                 포                  물      선 을


그리고 있었다.



적막한 눈 동 자 를                         
                              껌             벅          거          리        다




나오는 하품에

                  눈물을 고이며              


한병의 소주와 같이 난 다시 잠든다.

editing-2006/12/08 22:47

2011. 6. 12.

내 이름은 김환영

내 이름은 김환영 이다.

나는 다부지진 않지만 어께도 꽤 넓고 남들이 부러워 하는 구릿빛 피부도 가지고 있다.
물론 항상 깔끔하게 아침마다 면도 하는것도 잊지 않는다.

또 내 주변사람들 보다 패션감각이 뛰어나 언제나 그들의 칭찬을 듣는것도 이젠 익숙해져 있다.

"김환영씨 장가가야되는데 그 정도면 왠만한 여자들은 눈에 차지도 않겠어~"
우리 사장님은 아침마다 늘 웃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시곤 작업복 차림의 거대한 체구로 뒤뚱뒤뚱 사무실로 들어가 커피를 마시곤 한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내 이름은 김 환 영 이다.

어머니가 어렸을때 얘기해주신 건데 내 이름의 뜻은 세상을 바꿔서 움직이라는 뜻 이라고 한다.

내가 이렇게 나의 이름에 대해 강조하는건 여러분이 날 보기전 흔히들 그러는것처럼 내 이름보다 절음발이라는 이름으로 먼저 기억하게 될 것 같아서이다.

내가 사업상 만나는 사람들이 항상 내 이름을 부르기 전에 1초정도 잠시 생각하고 내 이름을 부르는 것을 보면서  그들이 나를 부를 때 내 이름보다 절음발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1초정도 먼저 튀어나오기 때문 이란걸 난 잘 알고 있다.

자 이제부터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그러니까 난 오늘 아침과 점심 사이쯤 아침의 찬바람이 서서히 가시기 시작할 무렵에 사장님의 심부름으로 전철을 타러 전철역으로 가야할 일이 있었다.
물론 난 항상 밖에 나갈땐 작업복을 벗고 옷걸이에 걸어둔 썩 멋진 나의 곤색 마이를 입고 외출을 한다.

여러분들이 잘 모를까봐 하는 얘기인데 실제로 이 마이는 백화점에서 13만원에 팔리던 고급제품이며 어느 회사원들이 입은 더 비싼 마이보다 디자인이 정교하고 모직으로 되어있어 매우 따뜻하다.

어쨋던 나는 지하철을 타고 쉽게 내리기 위해 내리는 문쪽을 바라보고 바른 자세로 서 있었다.

그런데 목적지에 거의 도착할 즈음에 내 옆에 나를 계속 쳐다보고 있던 대학생쯤 되보이는 학생이 내 앞으로 떡하니 서서 내 시야를 가로막는 것이었다.

나는 왠지 자존심이 몹시 상하고 날 무시하는듯해 전철 표 끊는곳 까지 저 학생보다 먼저 가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이것은 일종의 자존심 싸움이었다.  내가 다리가 불편하긴 했지만 사내 달리기 대회에서도 곧 잘 달린다는 소리를 듣곤 하기 때문에 이길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안내원의 목소리가 들리고 열차가 선 후 1~2초 후 문이 열리자 열차를 타려는 사람들의 행렬 사이로 그 학생은 뛰쳐 나갔다.

이런! 스타트가 늦었지만 저정돈 따라 잡을 수 있다.

난 전철을 타려는 사람들을 이리저리 피하면서 그 학생을 따라 사람들 틈으로 몸을 내밀었다.

전철문 앞에 있는 사람들을 지나 출구쪽을 보니 그 학생은 이미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나도 질세라 굽혀지지 않는 내 다리를 힘껏 앞을 뻗으며 그 학생을 뒤쫒아 갔다.

다른 때보다 훨씬 빨리 갔음에도 내가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을때 그 학생은 계단의 중간쯤을 올라가고 있었다.

괜시리 조급해진 나는 젊은 학생들이 계단을 올라가듯이 한번에 두 계단씩 밟고 올랐다.

하지만 비참하게도 그 학생은 마치 경마장의 소개식 때 말들이 탄력있는 걸음을 옮기듯 정확한 율동과 같은 걸음으로 한걸음씩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이젠 이미 내 머릿속엔 오늘 사장님이 시키신 심부름 따윈 없고 저 건방진 대학생을 앞서는 것에만 급급해져 있었다.

계단을 올라 개출구 쪽을 돌아보자 이미 그 학생은 표를 끊고 나가고 있었다.

난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마음속으로 힘껏 외치곤 개찰구 쪽으로 뛰어가 표를 기계에 집어넣고 10미터쯤 떨어진 학생의 뒷모습을 눈으로 쫒으며 개찰구의 바를 밀어냈다.

삐삐삐~~!!! 덜컹!

이놈의 기계가 고장났는지 밀어도 밀어도 뭔가 걸리는 소리만 나고 밀어지지가 않았다. 다시 눈을 돌렸을땐 이미 그 학생은 문을 돌아 버스타는 쪽으로 가고 있었다.

역무원에게 표를 가지고 뛰어가 한껏 욕을 한 다음에 표를 집어던지곤 개찰구를 나섰지만 그 녀석은 어디에서도 보이질 않았다.

젠장할... 난 중얼거리며 입고있던 모직 마이를 벗고 의자에 앉았다.

더워서 이미 엉덩이 사이엔 미끄덩 거리게 땀이 베어있었고 얼굴과 목 둘레엔 오일을 바른듯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거의 다 따라잡을 수 있었는데 그놈의 기계가 문제였다.

사실 이렇게 누군가에게 참패를 당해보긴 처음이었다.

 난 일반인 보다 더 빨리 걸을 수 있었고 뻣뻣해진 내 무릎과 바깥으로 벌어져 버린 내 발은 남들이 보기엔 불편해 보일지 몰라도 왠만한 운동선수들보다도 빨리 걸을 수 있을정도로 나에게 익숙해져 있었다.

가쁜숨을 몰아쉬며 의자에 앉아 고개를 드니 이리저리 바쁘게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다리만 시선에서 왔다갔다 거렸다.

그리곤 굽혀지지 않아 쭉 뻗은 내 오른쪽 다리는 그 사람들 사이로 삐쭉 튀어져 나와있었다.

난 좀 앉아서 땀을 식힌뒤 아무일 없었다는듯 바쁘게 돌아다니는 사람들 틈 사이로 내 할일을 위해 한걸음 한걸음 내딛었다.


editing-2006/03/07 14:29

별

어느 지붕위에서 작은 꼬마가 허름한 옷을 입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소년은 검댕이 묻은 손으로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하나님은 내 소원을 들어주지 않아...'

'언제나 나중에 생각해보면 그 편이 더 나았을거란 생각은 들지만...'

'그래서 난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슬프지 않아...'

'생각보다 훨씬...'

꼬마는 지붕의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위에 앉아서 하늘을 보며 생각을 했다.
(꼬마가 이룰 수 있었던 것들과 이룰 수 없었던 것들을...)

연기가 자꾸 심장으로 타들어 갔지만 기침을 하거나 눈물을 흘리진 않았다.

그리곤 점차 하늘로 퍼져가는 굴뚝의 연기와 조금씩 사라져 갔다.

그곳엔

밤하늘과

별들과

추억만이 남아있었다.


editing-2004/10/28 2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