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9.

꿈 그리고 20대

오늘은 오랜만에 일찍 자려고 눈을 감았다.

직장을 관둔지도 1달... 

내 생활은 매우 블규칙적이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은 길어져 뭔가 정돈이 필요했던것도 있었던것 같다.
오랜만에 팩을하고 정성들여 세안을 하고 스킨, 로션, 수분크림을 차례대로 바르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정도면 내 불규칙한 일상에 약간의 정돈을 가져오기에 충분해 보였다. 짧은시간 그 꿈을 꾸기 전 까지는...
꿈에서는 20대의 어느 쯔음 나와 가끔 술을 마시고 잠자리를 하던 어떤 여자가 있었다. 내 옆에 벗은 그녀에게선 익숙하고 부드러운 살결과 가슴을 느껴졌고 늘 그랬듯이 우린 섹스를 했다. 얼마 가지 않아 절정이 느껴졌고 나는 그 현실같던 꿈에서 깨도 말았다.
꿈을 깨서 시계를 바라보니 12시 20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난 그동안 잊고 있던 20대의 내 모습과 괴리감을 한동안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내가 만났던 얼마 되지 않는 모든 여자들을 떠올렸지만 그녀는 없었다.
몇번을 자려고 노력해봤지만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아 이 글을 쓰고 있다. 

잠깐의 꿈에 지금까지 만났던 여자들을 다시 회상해 보았고 그 때의 내모습을 생각해봤다.
술에 취해 클럽에서 처음본 여자와 키스를 하고 그냥 널보니 하고 싶어서 했다며 쿨한척 했던 내모습.
갈아입을 옷도 안챙기고 무작정 바다로 놀러가 물놀이를 하다 젖은 몸으로 택시를 타고 목욕탕으로 가 목욕과 빨래를 하고 나와 음료수를 마시며 즐겁게 웃던 무모하고 걱정 없던 모습.
나에게 기대를 했던 대학교 강사 선생님이 나의 결과물을 보고 실망감을 표현 하자 당신의 작업은 내 작업보다 쓰래기라며 거침없이 대들던 남을 생각할 줄 모르던 모습.
아이디어 하나를 가지고 무조건 잘 할수 있을거라며 내가 모아두었던 돈에 아버지께 빌린 돈을 포함해 3500만원을 우습게 날려버렸던 나의 사업 경험.
그  때 친했던 몇명은 이런 저런 이유로 연락할 수 없는 사이가 되고 떠났지만 아직도 내 주변에 있는 친구들은 나의 미숙했던 20대를 같이 보낸 친구들이다.
오늘 꿈을 꾸며 그때로 돌아갈수 있을것 같다는,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조금은 했었다. 

하지만 문득 다시 지금까지 내가 그 순간 순간 해오고 느꼈던 소중한 경험들이고 그정도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이 글은 20대의 내 모습에 보내는 이별편지이다. 

그 때 할 수 있었던 그 때의 방식으로 행복한 기억들을 만들었으니 이제는 지금의 방식으로 지금의 상황들 안에서 다시 행복한 기억들을 체워가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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