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노력하지 않고 잃을께 없던 중학교 시절 난 죽음에 대해 두려움이 없었다.
오히려 가끔 정신박양이나 소아마비를 앓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주변사람들은 힘들겠지만 적어도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은 행복할 것이라며 부러워 한 적도 있었다.
나에게 죽음이란것은 이러한 연유에서인지 그렇게 낮설고 공포스러운 주제는 아니었다.
내가 초등학교때 아버지가 크게 교통사고를 당하신적이 있는데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짧은 시간 필름처럼 스쳐지나 갔다고 한다.
난 죽음에 직면한 그때 지나온 삶들을 돌아보며 웃으면서 죽을 수 있는 삶이면 좋겠다고 그 어린 나이부터 생각해왔었다.
물론 이 생각이 늘 확고했던건 아니었다. 그 생각이 얼마니 유치하고 현실적이지 않은지 느낄 만큼 힘들었던 시간들 후회되는 시간들도 있었고 그래서 그렇게 죽는다는것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던적도 있었다.
근데 오늘에 와서 사실 그렇게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힘든 기억과 행복한 기억들을 안고 살아간다. 어떤사람들은 같은 경험에서 행복했던 순간들을 더 많이 담아놓을 것이며 어떤 사람들은 힘들고 괴로웠던 기억들을 더 많이 담아 놓을 것이다.
근데 참 웃긴것이 행복한 기억들을 더 소중히 생각하고 다시 추억하며 아껴주다보면 힘들고 괴로웠던 순간, 후회되는 순간들도 그 행복한 기억에 동화가 되어버린다는것이다.
죽을때까지 행복하게 살기.
죽을때 웃으며 세상을 떠나가는 비밀은 바로 여기에 있다. 내가 살아온 삶에 대한 애정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사 그리고 행복한 추억들을 자주 들춰서 떠올리고 아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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