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조경 페널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그래픽의 화려함 아이디어의 참신함 디자인의 당위성을 견고히 하기 위한 역사 및 자료조사들 마치 하나의 작품을 보는듯 시작부터 끝까지 현란하다...
그럼 조경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생태?
디자인?
아이디어의 참신함?
역사적 당위성?...
아마 조경을 이미 하고있거나 전공하는 사람들은 입에 침을 튀겨가며 위의 단어들을 열거 할 것이다.
사실 조경에 오래 몸을 담고 있진 않았지만 잠시 나름의 열의를 갖고 임했던 나로서는 저 위의 4가지 단어를 벗어나는 조경 디자인은 보지 못했다.
1년동안 회사를 다닐때만 하더라도 저 위의 4가지를 도면에 표현하기 위해 갖은 곡선들과 직선들로 도면을 빼곡히 체워야 했다.
그리고 회사를 퇴직 후 조용히 다시금 내가 예전에 조경에서 하려고자 했던것들을 생각해볼때 저 위에 빠진 한가지 단어만이 머리에 맴돈다...
사람.
아마 여기서 몇몇 사람들은 답글을 달려고 자판에 손을 옮기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분들은 이렇게 생각을 할 것이다. 조경 디자인을 할때 동선디자인을 할때도 늘 이용자에 대한 배려를 하고 하물며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들도 곳곳이 설치해 놓지 않았던가...
근데 이제와서 사람이라니...
그럼 한 단어를 더 추가해보자 경험...
물론 경험도 사람이 하는 것이니 굳이 따로 떼어놓고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을것이다.
하지만 보자. 조경에서 사람이란 어떤 것인가? 양이다. 마치 물이 흘러가듯이 그 양을 보고 주된 동선을 만들고 보조 동선을 만들고 한다.
결국 사람을 양으로써 보고 디자인을 한다는 것은 개개인의 경험 보다는 전체적인 이용의 편의성을 중시 한다는 것이다.
물이 많이 흐르는 곳은 좀더 원활히 통로를 크게 내어주고 주변주변으로 뻣어나가는 작은 물줄기들도 만들어주고 여기에 식상하지 않게 약간의 곡선과 아이디어라는 양념을 더해주면 요즘 나오는 그런 조경 디자인이 완성되지 않는가?
여기에 한가지 맹점이 있다. 조경이 주목받지 못하고 건축의 한발짝 뒤에 있는 이유도 이와 같을것이라고 본다.
환상, 다이나믹한 경험, 심미적 관경...
그런것들이 조경에서는 오로지 평면 도면에서의 화려한 수목의 질서와 바닥의 패턴, 식재들로 체워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 공간에 들어선 사람으로서는 느끼기 힘든 부분들이다. 다만 화려한 선들로서 자위하는 설계자의 만족만이 도면에 남아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난 시작을 레고에서 부터 해야된다고 본다.
어렸을적 누구나 레고를 만들어보았을것이다. 그땐 우린 조그만 레고 모형이 진짜 우리가 된듯 그들을 나무 밑에서 쉬게도 하고 성벽을 걷게도 하며 넓은 벌판에서 싸우기도 했었다.
그때 우리는 우리의 관점을 정확하게 레고의 조그만 사람으로 대체시켰었고 그 안의 세상을 레고 모형으로써 바라보며 그것들을 만들어 갔었다.
다시 그시절로 돌아가 조경 설계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로를 디자인하고 그곳을 우리가 걸으며 언덕을 돌아 물이 흐르며 좁은 열식이 되어있는 가로수를 지나 넓은 잔디밭이 펼쳐지는...
어떤곳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그곳을 지나 조금 더 걸어가면 공연이 펼쳐지고 적당히 앉아 쉴만한곳에 벤치가 있는...
이용자를 하나의 흐름으로서 양으로서 보는 관점이 아닌 하나하나의 대표적인 관찰자의 입장으로서 설계를 해 나가야만이 그런 조경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전지적 작가로서의 시점이 아닌 1인칭 관찰자로서의 설계가의 마인드가 필요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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